[양건모의 이슈진단] 과거가 현재 정치의 목을 잡고 흔드는 세상

- 주가조작 영화 <작전>의 현실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 뭐 같은 세상!

열린시민뉴스 | 입력 : 2024/09/20 [10:31]

 

1970년대 말이나 80년도 초까지 초⸱중⸱고등학교 때에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하는 선생님들이 있었다.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달랐겠지만, 내가 다닌 학교 선생님의 한 달 과외비는 현재로 환산하면 학생 한 명당 500만 원 이상 되었다. 웬만한 월급쟁이 한 달 월급보다 많은 액수였다. 그러다 보니 잘 사는 집 아이들 몇 명이 그룹으로 과외를 했는데, 부모의 직업은 고위직 정치인, 고위직 군인, 기업 사장들이 대부분이었다. 과외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시험전에 과외받는 아이들한테 시험문제를 미리 준다는 말이 돌았다. 내신 성적이 좋은 친구들은 대부분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과외를 받지 않는 아이들은 무시하면서 부잣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는 선생님들이 미웠던 적이 있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잘사는 지역에 한 달 과외비는 천만 원을 넘었고, 학생이 S, K, Y대와 같이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면 과외선생님들은 추가로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했다. 전문과외 선생님들은 학생 부모들이 원하는 대학교에 학생을 보내기 위해 하루, 한 달, 일 년의 학습계획을 시간 분 단위로 세우고, 대학에 따라 필요한 인턴 경력이나 연구논문 등을 제출하게 하는 등 중고등학교부터 철저한 관리하에 진학계획을 추진한다고 하였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말이다. 사회적 차별을 아무일도 아닌듯 너무 당당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사회 지도층이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라는 의문과 함께 앞으로는 차별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랬다. 

  

2009년에 주가조작을 주제로 한 영화 <작전>이 개봉된 적이 있다. 주가 조작 전문 브로커와 부자, 정치인, 언론인 등 주가조작 작전세력들이 주가를 조작하여 사기를 치는 영화이다. <작전>에서 나온 인상적인 대사 중에는 <대한민국 경제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계속 흔들어주고 활기를 넣어줘야 움직이는 거라고>, <계약직 파리 목숨인 거 모르나>,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 <어머니 칠순 잔치를 김밥천국에서 할 순 없잖아> 등이 있다. 작전 영화는 우리나라 주식 투자에서는 주가조작 세력이 존재하며 그들의 작전으로 주식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주가조작을 한 이들이 구속되거나 법의 처벌을 받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주가조작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법적인 일들을 방치하는 금융감독원, 정치인, 검찰 사법부 모두가 문제라는 생각을 했었다.

 

2010년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터졌고, 2014년에도 김건희 여사를 포함하여 검찰의 수사가 있었다. 수사가 유야무야 지나가더니 10년이 지난 2024년 지금에서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에 개입한 사람들이 법의 처분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을 조사하는 특검 설치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10여 년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치적 싸움의 도구가 되니까 정치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에 개입한 사람들이 구속이나 집행유예를 받은 것처럼, 특검을 통해서든 어떤 방법으로든 진행이 되어 김건희 여사도 처벌을 받든 무죄로 결정이 나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재산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의 비리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고, 10년, 20년 전의 일이긴하나 정치권이 정치권이 이를 끝까지 진상규명하는 것은 비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정치의 50%는 과거비리 청산에 투여하더라도, 나머지 50%는 그러한 부정부패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입법 활동을 하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현재 정치문제를 해결하면서,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국내외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정치의 대부분을 과거 문제에 몰입하는 것 같다. 세계 속에서 한국을 빛내고 있는 BTS나 문예인들, 올림픽 선수, 과학자, 학자 등을 보며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지다가도 정치권을 보노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정치권이 풀어야 할 현안들은 참으로 많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들여 키운 우수 인력이 선진국으로 이민가고, 중소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상당수가 중국 및 동남아 노동자들로 채워지고 있는데, 정부정책은 무엇인지 알수가 없다. 모 국회의원이 2000억 원을 요청하여 보수한 도로가 보수하기 전보다 더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어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연봉이 13천만원 정도 라는데, 무슨 짓을 해서 돈을 모았는지 국회의원 20년 하면 100200억 이상의 재벌이 되어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된 구나 군의 연 예산이 5000억원에서 1조 원 이상이 되는 곳들이 많은데, 조선 시대 사또처럼 측근을 움직여 마구잡이 운영을 해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렵다. 국회의원 정도의 정치를 하려면 선거비용을 제하고 최소한 유휴자금 20억 원은 있어야 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최소한 500억 원 이상 수중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부자이거나 고위직 연줄이 없으면 정치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세월호 참사, 아파트 붕괴, 정치권 비리 등 대형사고가 터지면 그제서야 대책을 논의한다고 난리를 편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정치가 되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들 조차 사고 원인이나 진상이 정확하게 밝혀지고 진상규명을 통해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정치권의 관심에서 유야무야 사라진다. 사람들 말대로 ㅈ같은 세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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