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논평] <최자영 교수>‘정치꾼’들로 가득한 국회, 정책은 간데없고 도끼로 쥐 잡는 중

- 증거 있는 비데오에 김학의 얼굴도 못 알아보는 검찰에 침묵하던 민주당- 물증 없는 보좌진 진술에는 도끼로 쥐 잡아- 조국 보고 사과하라던 박지현이 한동훈 딸 봉사 이력 날조에는 침묵- 정책이 실종된 민주당은 일부가 아니라 그 자체가 온통으로 ‘수박’들

최자영 | 입력 : 2022/06/27 [08:35]

지난 6.20일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성희롱 발언혐의로 민주당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되었다. 이 같은 처분의 핵심 근거는 당시 회의에 참석한 법제사법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 남녀 보좌진 6명이 같이 최 의원이 짤짤이’(놀이)가 아니라 딸딸이’(성희롱)라 했다고 한 진술이란다.(헤럴드경제, 2022.6.26.)

 

6명의 진술이 근거가 되었다는 것은 처분의 근거로서 진술 이외 다른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뜻이다. 같이 참석한 일부 보좌진 중에는 나는(해당 발언을) 못 들었다”, “말하기 곤란하다등의 취지로 진술한 이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진술서에서도 짤짜리혹은 딸딸이등의 발언을 들었다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헤럴드경제, 2022.6.26.) 최강욱 자신은 성희롱성 발언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딸딸이가 아니라 짤짤이라고 했을 뿐, “제게 주어진 거짓말이나 성희롱에 의한 가해자라는 오명은 꼭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

 

반면, ‘딸딸이라고 했다고 주장한 한 보좌관은 잘못 들었나? 분명히 들었는데, 그러면 내가 정신병자인가?라는 생각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최 의원 측 주장으로 인해) 피해자임에도 자기의심을 하고, 자기검열을 하게 됐다”, “(언론 보도 후) 인권변호사라 자칭했던 변호사들이 포진돼 있던 법사위 의원들은 보좌진의 입단속을 하기에 급급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법사위원들이 입을 맞추기로 했다고 느꼈고, 보좌진에 대해 입막음 하려는 시도로 느꼈다등으로 진술했다고 한다.(헤럴드경제, 2022.6.26.)

 

이 같은 진술에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아무리 분명히 들었다고 생각되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경우가 있는 법이다. 인간 감각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아무리 분명히 보고 들어도 그 자체로서 다 진실인 것이 아니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져도 그것은 해가 움직인 것이 아니다. 이것은 자기반성’ ‘자기 검열해서 밝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분명히 보고 들어도 완벽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양해하고 유보를 해야 한다. 발언한 본인이 그런 뜻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경우에는 특히 그러하다.

 

게다가 짤짤이와 딸딸이는 간혹 발음이 헷갈려 쓰이기도 한다. 저 이북 함경도인가 평안도에서는 발음이 으로, ‘으로 전화된다. ‘전기덩기, ‘전깃불덩깃불, ‘번쩍번쩍번뜩번뜩으로 발음된다. 상태에 따라 발음이나 청취가 어떤 상태에 있는가는 가변적이므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우며, 이 경우 본인이 어떤 의사를 가지고 말을 했는가 하는 점이 판단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같은 자리에 있던 보좌관 일부는 딸딸이라는 발음을 듣지 못했거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기 때문이다.

 

둘째 문제는 입단속관련한 것이다. 위 보좌진이 포진돼 있던 법사위 의원들은 보좌진의 입단속을 하기에 급급했다고 진술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 감각이다. 가능성은 두 쪽에 다 있다. 법사위 의원들이 보좌진의 입단속을 하기에 급급했을 수도 있고, 또 반대로 6명의 보좌진이 섣부른 청취나 판단으로 서로 입을 맞추어진술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증도 없는 사건에 대해 징계 심의 과정에서 윤리심판원은 “(최강욱)이 해명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계속해서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이는 한 보좌진이 최 의원의 짤짤이변명으로 인해 2차 가해가 더욱 가속화됐다고 하는 말을 복창한 것이다. 6명 보좌진은 차치하고 더 큰 문제가 민주당의 입장에 있음을 보게 된다.

 

물증이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일부는 짤짤이인지 딸딸이인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하며, 본인도 딸딸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는 판에, 윤리심판원은 딸딸이라고 했다고 단정하고, 거기서 ‘2차 피해운운한 것이 그러하다.

 

민주당은 주객을 전도하고 있다. 막중한 임무는 팽개치고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 잡는 데만 열중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최강욱 잡고, 조국 잡고, 이재명 잡는 것이 그러하다. 증거 있는 비데오에 김학의 얼굴도 못 알아보는 검찰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물증도 없는 보좌진 6명의 진술에 따라 막중한 도끼로 쥐 잡는 꼴이다. 또 사안의 경중조차 따지지 못하는 것이 꼭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박지현 같다. 조국 딸 봉사 이력이 10여 시간 차이 난다고 조국 보고 사과하라던 박지현이 한동훈 딸 미래의 봉사 이력까지 미리 날조했다는 소식에는 무덤덤한 것도 그러하다. 대선 지선 등 온갖 부정적 결과가 다 이재명 탓이니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반성과 평가의 결여를 뜻하다.

 

그러고 보니,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한결같이, 민주당은 내부의 성범죄자 잘 잡고, 또 모나지 않게 협치만 잘하면 되는 줄 안다. 과거뿐 아니라 지금 하는 짓거리를 보면 앞으로도 바뀔 것 같지 않다.

 

사실 이렇게 해서 득보는 것도 있다. 필요에 따라, 때로 단호하게, 때로 관대하게, 뭔가 부산하게 일을 하는 것같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타인을 성범죄(성희롱)’ 혐의로 처벌함으로써 스스로 도덕적인 집단으로 위선하고, 다른 한편으로, 번거롭고 결과도 불확실한 개혁을 한답시고 손에 피 묻히는 일 없이, ‘협치를 빌미로 국힘당에게 양보하는 미덕까지 겸비한 이로 코스프레(겉치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정책이 실종되었다. 위선과 양보의 미덕으로 치장한 이들의 주된 관심은 켜켜이 쌓여온 갖가지 제도의 개선이 아니라, 다음에 다시, 또다시, 자꾸만 끝없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옆에서 45선 하니 자기도 그렇게 따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정치꾼이 되어 버렸다. ‘이란 남이나 사회보다 사리(私利)를 우선하는 장사치란 말이다.

 

정치는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부대끼는 가운데 부득이하게 타협점을 찾아가는 산고(産苦)의 과정이어야 한다. 그것은 위선과 양보의 미덕을 갖추어 품위 있는 신사 숙녀를 연출하는 정치꾼이 아니라, 각 계층, 각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처절한 갈등과 투쟁의 전사들에 의해서 가능하다. 자신이 얼마나 선한지를 내보이는 한 방법으로 거품 물고 타인의 부도덕성 공격에 열중하는 정치꾼들에게는 정작 찐빵에 앙코같은 정책이 실종되었다.

 

위선과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는 민주당 원내대표 박홍근은 법사위원장도 국힘당에게 넘기겠다고 지레 선언했다. 크게 두 가지 사유를 빌미로 삼았는데, 하나는 그렇게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 알량한 민주당 정치꾼들에게는 국힘당이 약속을 지키는지 여부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스스로 약속 지키는 것만 대수이다. 다른 하나는, 약속한 대로 법사위원장을 넘길 테니, 국힘당도 약속을 지켜서 검찰개혁의 후속조치인 사법개혁특위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협조해주십사고 조아려 부탁하는 것이다.

 

민주당 박홍근의 이 같은 주문에는 거대한 함정이 있다.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것은 실제이지만, 국힘당이 약속을 지킬지 여부는 전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박홍근(뿐 아니라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을 찾고 싶은 것이다. 동시에 검찰개혁이 진척되지 않은 책임을 국힘당 탓으로 돌릴 수가 있게 된다. 이것은 위선과 양보의 미덕을 갖춘 민주당에게는 신의 한 수이다.

 

정말 민주당이 후속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싶어 한다면, 법사위원장 넘겨준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고, 또 사법개혁특위나 중수청 설치의 우회로를 경유할 필요도 없다. ‘검찰정상화(완박)’ 입법 당시처럼 국회 법사위에서 바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바로 가는 정공법을 놔두고, 자꾸만 사법개혁특위 등 위원회만 구성하고 있자는 것, 그것도 국힘당이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같은 그런 것을 종용하려고만 하는 것은 다수당의 역할을 지레 포기하고 복지부동하는 정치꾼들의 꼼수이다. 그러고보니 민주당에 수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온통 수박들로 가득하다.

 

정치꾼들은 스스로의 개인적 도덕성과 양보의 미덕을 내세우고, 그것을 빌미로 자꾸만 국회의원의 신분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최강욱이 감히 정치꾼들이 가진 이 두 가지 속성을 다 훼손했다. 첫째, 손에 피를 묻히고 검찰개혁을 추진하려 하고, 둘째, 국회의원 3선까지만 허용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것 같다.

 

최강욱을 밀어내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물증도 없는 짤짤이인지 딸딸이인지 여부가 아니라, 위선과 양보의 미덕으로 품위를 갖추어야 하는 국회에 자꾸만 뜨거운 감자를 들이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강욱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딸딸이를 말한 것이 되어야 했고, 이들 정치꾼들의 예봉은 최강욱을 넘어 개혁에 앞장서는 처럼회를 겨누고 있다. ‘처럼회는 없애야 한다는 박지현의 발언이 그 산 증거이다.

 

▲ 최자영 편집인/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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