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전 9시 12분께 연희동 자택 사망 사실 확인이재명 "광주학살 주범에 조문할 생각 없어"윤석열 "전직 대통령이니까 가야 되지 않겠나"더불어민주당 "국가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어"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5.18 단체들 "만고의 대역죄인 전두환의 범죄 행위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세워나갈 것"
송의정 기자| 입력 : 2021/1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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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살의 책임자 전두환 씨가 23일 향년 90세 나이로 사망했다. 지병을 앓아온 전두환 씨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두환 씨는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두환 씨는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곧 연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전두환 씨는 1996년 1심에서 군사 반란죄 등 혐의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됐지만 이듬해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을 받았다.
한편 지난달 26일 12ㆍ12 군사 쿠데타 동지 관계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전두환 씨도 세상을 떠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는 전씨의 사망과 관련해 "최하 수백 명을 살상하고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서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까지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고, 중대 범죄행위를 인정하지도 않았다"라며 "전씨는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 조문할 생각은 아직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전씨의 사망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애도를 표하며 "아직 언제 갈지는 모르겠는데, 준비 일정을 좀 보고,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조문할 뜻을 내비쳤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ㆍ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라며 "왜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했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말해 큰 논란이 일었으며 개사과 파문으로 여론의 비판이 있었다.
5.18기념재단, 5.18유족회,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4개 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은 죽더라도 5.18의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며 "계속되는 거짓말과 왜곡으로 국민과 대한민국 사법부를 기망한 전두환은 반성과 사죄는커녕 자신의 회고록으로 5.18 영령들을 모독하고 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던 학살자 전두환은 지연된 재판으로 결국 생전에 역사적 심판을 받지 못하고 죄인으로 죽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살자 전두환은 그동안 자신이 5.18과 무관하다며 구차한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해 왔다"라며 "5월 학살 주범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만고의 대역 죄인 전두환의 범죄 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두환 씨가 국가장으로 장례가 치러질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3일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사망과 관련해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광주 학살에 대한 사과도 없이 떠났다"라며 "국가장 얘기는 감히 입에 올리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아무런 사과도 없고, 진실규명에 대해 왜곡만 하고 반성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것에 대해서 화가 난다"라며 "국가장은 있을 수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씨의 국가장과 관련하여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직 없는 가운데 청와대에서는 국가장을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결정과 관련하여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수석은 당시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고 전씨의 국가장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치러진 것은 김영삼ㆍ노태우 전 대통령 등 두 차례이다. 앞서 박정희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으로, 최규하ㆍ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는 국민장으로 진행됐다. 이승만ㆍ윤보선 전 대통령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