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의 금요칼럼]전체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이다

진중권의 궤변 “‘짐승’을 대선 후보로 내어 국민을 속인다”사람을 속이는 것은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다윤석열이 말하는 통합은 선택적, 차별적이다

최미리 | 입력 : 2021/11/12 [17:10]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진중권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을 싸잡아 비난했다. ‘짐승을 대선 후보로 내어 국민을 기망하는 정당이라는 것이다. ‘국민을 들먹이는 점에서 진중권은 걸핏하면,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고 하는 윤석열과 닮았다.

 

진중권이 “DJ(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은 죽었다, 유사 전체주의 정당만 남았다”, “우리가 알던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주의 정당은 사라지고 유사 전체주의 정당만 남았다”. “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에 속아서는 안 된다”, “짐승이 대선 후보고 짐승들이 국민을 기망하는 정당이 되었다고 했다.(조선일보, 2021.11.12.) 그런데 진중권은 거꾸로 이해한 것이 있다. ‘자유주의를 배격하고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다른 이가 아니라 국민의 통합을 앞세우는 윤석열이기 때문이다.

 

작년(2020) 12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이 통과될 무렵, 진중권이 중대재해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업빼고 중대재해법으로 통과] 제정이 늦어지는 데 대해 현 여당을 비판했다. 중대재해법은 2018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가 근무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발의되었던 것이다.

 

진중권은 180석 가진 여당이 공수처법은 패스트트랙까지 써가며 통과시키면서 중대재해법은 왜 처리 못 하는지", "저들이 촛불 민심을 철저히 사유화한 것", "서민을 지키는 데에 조국(장관) 지키고, 대통령 지키는 노력의 1/100만 기울였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터",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어가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는데, 그들보다는 대통령 한 사람의 퇴임 후가 걱정되는 거다", "대통령이 국민을 지키는 게 아니라, 거꾸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주는 나라. 의원들이 총 폭탄이 되어 대통령을 보위하는 나라", "남조선이나 북조선이나 조선은 하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졸지에 국민이 머슴이 되어 586 특권세력들을 마님으로 모시고 사는 귀족국가로 만들어 버렸다" 등으로 비난을 퍼부었다.(시사포커스, 2020.12.11.)

 

그런데 진중권이 이와 이렇듯 여당을 비난한지 한 달이 채 못된 2021.1.8.일 국회를 통과했다. 중요한 것은 이렇듯 중대재해법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진중권이 조국을 욕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위와 같이 매도했던 그 마음이 사라진 것이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그 비난은 중대재해법이 아니라, 그와 무관하게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울분을 중대재해법에 빗댄 것뿐인 것 같다.

 

그것은 중대재해법을 구성하는 실제 내용에 대해서는 그가 놀랄 만치 조용하기 때문이다. 진중권은 중대재해법이 본래의 입법취지를 외면하고 마침내 누더기가 되어 통과되었을 때, 국힘당이 발목 잡고 그 누더기 만드는 데 일조한 것에 대해서 크게 분노했다는 말을 필자는 듣지 못했다. 그래서, 진중권이 서민을 지키고 또 산업전선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를 위해서 저렇듯 현 정부에 분노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비난하기 위해서 중대재해법 통과 지연을 그 계기로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진중권이 소년공 이재명의 어린 시절에 관련한 일화를 신파조 인생극장으로 비하한 것도 그 같은 맥락에 있다. 그는 "(이재명) 어린 시절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어 윤석열 어린 시절 칼라 사진과 대비시킨다든지, 소년공 옷을 입은 어린이를 소품으로 무대 위에 올린다든지, 웹으로 신파조의 인생극장을 연재한다든지, 차마 봐주기 민망한 짓을 한다"라고 했다.(조선일보, 2021.11.12.)

 

진중권이 전태일, 김용균을 앞세우는 것이 정작 서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노동자 테제(주제)’에 빗대어 코스프레(겉치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일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일련의 일화를 비아냥거리는 것이 그 반증이 된다. 미학자인 그의 눈에는 생존을 위한 한 소년의 처절한 과거가 신파조로 보일 뿐이고, 그 미천하고 누추하고 고달팠던 과거에 대한 일말의 연민이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진중권이 사실을 전도하여 왜곡하는 것은 윤석열과 닮았다. 윤석열은 광주 5.18 민주공원, ·봉하 노무현 대통령 묘소 방문 소감에 부쳐, 윤석열은 "두 분 다 통합을 강조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특히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웠다""국민통합이 용서와 화해의 통합도 있지만 부당한 기득권을 타파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두 분(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정신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통합은 남북관계가 큰 비중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남북관계가 아니라 국민(현재 남한)의 통합부당한 기득권 타파로 축소 해석했다. 같은 통합이란 용어를 썼으나, 그 맥락이 다른 데 있다. 남북은 현재 나누어져 있으니 통합이라는 말이 쓰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형식적으로 하나로 통합된 남한의 정치 사회에 대해서 통합해야 한다고 할 때는 그 함의가 달라진다. 다시 말하면, 방향이 다르거나 다른 의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가 선택하는 사회계층의 이해를 중심으로 이른바 그 통합의 의견이 강요되게 될 전망이고, 그것은 바로 전체주의적 압제를 뜻한다.

 

같은 맥락에서 윤석열은 외교에서 한, , 미가 아니라 중국을 도외시한 한, 미의 공조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관계에서는 처음부터 용서와 화해가 아니라 갈등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권력이 미치지 않는 북한에 대해서는 용서와 화해, 통합은 아예 해당사항이 없다. 윤석열에게는 한, , 일 간의 공조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석열이 말하는 통합은 선택적, 차별적이다.

 

이 같은 윤석열의 편의적인 통합의 사고는 자기중심적 발언 곳곳에서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이 윤석열에 대해 대장동 의혹과 부산저축은행 사건 연루에 대한 의혹을 했다. 부산저축은행이 대장동 개발에 터무니없는 개발자금을 투자한 정황에 대해 검찰이 알고서도 당시 수사를 맡았던 윤석열이 수사를 하지 않고 덮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부산저축은행에 무슨 문제가 있나", “터무니 없는 조건을 다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에 대한 제기 자체를 개무시하고, 또 자신에 대한 직무유기 의혹을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으로 비약, 확대해석했다. 윤석열 자신이 관련되는 것은 죄다 국민국민의 통합과 연관이 되게 생겼다.


"민주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 수사 때 논두렁 시계 등 조작한 것에 대해 검찰 대표로서 사과를 요구한다"는 발언에 대해서, 윤석열은 "저는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단다. 그가 말하는 포괄이 어떤 개념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검찰총장으로 있으면서, 문재인 정부와 조국에 대해서 그렇게도 기득권과 권력의 비리를 파헤쳐야 하겠다고 소리 높였던 그가, 정작 검찰의 비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무시했다.

 

자신은 검찰을 대표하는 이가 아니기 때문에, 검찰의 비리에 대해서는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게 좀 웃기는 것이다. 윤석열은 자신이 대선후보로 나선 이유를 말하면서, 자신이 검찰총장으로 다하지 못했던 기득권의 비리를 대통형이 되어 뿌리 뽑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그는 검찰총장의 직무와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 검찰이 저지르는 비리는 자신이 현직에 있지 않기 때문에 관여할 영역이 아니며, 할 마음도 없다고 외면했다.

 

그래서 윤석열의 통합개념은 자의적, 편의적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가 검찰조직의 비리에는 간섭할 마음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가 자신은 검찰을 떠났기 때문이다. 벌써 이 모양이니, 대통령이 되어도 검찰 비리는 자기 소관이 아닌 것이 된다. 검찰을 떠나서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논리이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지지자들이 모여서 "권력의 들러리 공수처는 자폭하라", "분열은 안 된다", 반대냐 아니냐를 떠나서 다 국민인데 같이 해야 한다. 편 가르기가 아닌 통합으로 가야 한다"라고 떠들었단다.(오마이뉴스, 2021.11.11.) 그래서 윤석열의 통합은 공수처를 없애고 검찰이 득세하는 통합을 뜻한다. 그가 말하는 국민의 통합이란 편의적, 자의적, 독재적이다.

 

진중권이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짐승을 대선 후보로 내어 국민을 기망하는 정당이라고 평가한 것은 그 자신이 가진 자의적인 편견을 적나라하게 노정한다. ‘짐승을 부당하게 평가절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짐승을 좋지 않은 것뿐 아니라 사람을 속이는 존재로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사람을 속이는 것은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짐승만 되고 괜찮은데, 짐승만도 못한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또 진중권이 이해한 바와 달리,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혹은 이재명이 아니라 자신의 독선을 남에게 강요하려 하는 진중권 자신, 그리고 막무가내 자기중심적 가치를 국민의 통합으로 포장하는 윤석열이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 YHJ 2021/11/15 [01:16] 수정 | 삭제
  • 정말 훌륭한 글입니다.
  • 조항원 2021/11/14 [00:34] 수정 | 삭제
  •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개 보다도 못한 족속들이다.
    후련하다
  • 배제세 2021/11/13 [19:22] 수정 | 삭제
  • 오히려 최자영 교수님 자신이 편의적이고 자의적이신 것 같습니다
  • 강우종 2021/11/13 [14:46] 수정 | 삭제
  • 명쾌한 해설 감사드립니다
  • 강우종 2021/11/13 [14:45] 수정 | 삭제
  • 멋진 판단입니다
  • 민지혜 2021/11/12 [23:40] 수정 | 삭제
  • 생각이 저렇게 다르면서 틀릴수도 있구나
진중권, 전체주의, 윤석열, 이재명 관련기사목록
서울고등법원, 우원식 의원, 서준오 시의원의 허위사실 유포 공직선거법 위반 재정신청 사건 심리 개시 / 이민규
서울북부지법, 노원갑 현경병위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2차 공판 / 이민규
시민단체들, 가락동 주택조합 건폭과 유착하여 가짜 체포영장으로 불법 체포·불법구금 으로 4건이나 불법 기소한 동부지검 검사 규탄 및 무효소송 인용 촉구 집회 / 열린시민뉴스
北 김여정 "한국군부는 중대주권침해도발의 주범 또는 공범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 열린시민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준석 당대표 제명 촉구 성명문’ / 송석배
[기자회견 전문]변희재, 미국 LA에서 조건부 정치적 망명 선언.."윤석열,한동훈! 태블릿 조작 자백하라" / 열린시민뉴스
[속보]대법원, 우원식 뇌물 수수와 수뢰후 부정처사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2심 벌금형에서 파기 환송 / 열린시민뉴스
가락1,2지역주택조합 부정한 설립인가 취소 고시..3000억대의 조합원 피해 줄소송 예상 / 열린시민뉴스
정의연대, 한동훈과 딸 알렉스한 3자뇌물, 국회위증, 업무방해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 / 열린시민뉴스
[입장문 전문]윤지오, 최나리 변호사 사기후원금 반환 및 위자료 손배 소송에서 승소 / 열린시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