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 병상이 이미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환자 수가 계속 늘면서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응급실에서 100시간 넘게 기다리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등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병상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환자 발생에 비해 병상 확충 속도가 느려 지금은 사망자가 발생해야 새로운 중증 병상이 생기는 딜레마 상황이다. 다음 주 중반이면 코로나19 중증 병상이 완전히 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심각한 수도권 중증 병상 가동률은 86.5%(821개 중 710개 사용)로 전날 83.9%에서 2.6% 포인트 올랐다. 서울과 인천은 중증 병상 가동률이 각각 90.6%(361개 중 327개 사용), 92.4%(79개 중 73개 사용)로 90%도 넘어섰다. 경기는 81.4%(381개 중 310개 사용)를 기록 중이다. 비수도권에서는 경북과 강원의 중증 병상이 한 개도 남지 않았고, 세종은 1명, 대전과 충북은 각 2명의 중환자만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병상 부족 사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894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7월 말부터 3개월 이상 300명대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방역체계가 전환된 이후로 급증했다.
지난달 6일 411명으로 처음 400명대에 진입했고, 11일 만인 지난 17일 522명으로 500명을 돌파했다. 지난 24일부터는 엿새 동안 600명대를 유지하다가 이달 1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700명대를 기록했고,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닷새 동안 800명대가 이어졌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위중증 환자 1,000명대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했는데, 이미 90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사망자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전날 코로나19 사망자는 80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4,253명 중 33%인 1,404명이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 후 42일 동안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