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의 금요칼럼]추미애와 김종민의 설전(舌戰)에 부쳐 -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은 검찰개혁의 포기 선언"

추미애 "이낙연 당대표가 중수청 설치 책임회피"추미애 "김종민의원이 중앙지검 1차장 검사 인사 청탁"김종민 추미애에게 "검찰개혁 이슈를 경선판에 이용 말라"김종민 "검찰개혁을 위한다면 이재명 후보에게 물어야"이낙연과 김종민은 이익 공동체

최미리 | 입력 : 2021/09/03 [11:00]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전 법무부 장관이자 대권 주자인 추미애 후보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김종민이 지난 7.14일 추미애를 향해 "검찰개혁 이슈를 경선판에 끌고 와 정치적 공격에 이용 말라. 검찰개혁 깃발의 훼손"이다, "검찰개혁의 사명으로 출마했다면 지금 할 것은 전임 지도부 공격이 아니다" 등의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같은 날 추미애가 인터뷰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과 관련하여, "(전임 당 대표인 이낙연이) 약속하고 추진력 있게 해야 (국회 법사상임위가) 돌아가는데 책임회피"하여 일을 그르쳤다는 취지로 비난한 데 대해 김종민이 나서서 반응한 것이다.(서울=연합뉴스, 2021.7.14.) 김종민은 더불어민주당 전임 지도부에서 최고위원과 검찰개혁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다른 하나는 추미애가 지난 8.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검찰개혁 뽀개기' 방송에서 "김종민 의원으로부터 한 검찰 간부의 사표 수리와 관련해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종민은 그 같은 사안으로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검사 인사청탁"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충청신문=서울, 2021.8.23.)

위 첫 번째 사안에서, 김종민은 최고위원과 검찰개혁특위 위원이었으므로, "지도부가 검찰개혁을 회피한 게 사실이라면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저(김종민)다"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당시 '속도조절론'도 나왔지만, 지도부는 일관되게 원칙대로 간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로 재보선 부담이 현실이 됐고 어쩔 수 없이 재보선 후 처리 공감대가 만들어진 것", "검찰개혁 열망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추미애는 열심히 했는데 당 지도부가 책임회피 했다'는 식의 정치적 주장은 옳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종민은 다른 세 사람, 이해찬, 이재명, 송영길을 거론했다. "당시 지도부는 검찰개혁에 관한 한 추미애 지도부, 이해찬 지도부보다 훨씬 더 강하고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검찰개혁을 추진했다", "이재명 후보는 '수사·기소 분리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공개 주장하며 검찰개혁의 길에서 탈선하고 있는데, 이에 동의하는지 묻고 싶다"며 "진심으로 검찰개혁을 위한다면 이재명 후보에게 물어야 한다"고 했고. 또 "5월 2일 지도부 출범 이후 두 달이 넘도록 검찰개혁특위를 재구성하지 않는 송영길 대표에게 검찰개혁특위 재가동을 요구하라"고 했다.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다른 세 사람을 끌어들여 비교하는 데서 김종민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추미애 지도부, 이해찬 지도부보다 훨씬 더 강하고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검찰개혁을 추진했다"라고 할 때, 그 ‘의지’라는 것은 실천력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의지’는 있는데, 결과적으로 검찰개혁의 속도를 늦추었다면, ‘훨씬 더 강하고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들 아무 소용이 없고 또 ‘그런 의지’는 객관적으로 증명이 안 된다.

또 김종민이 "이재명 후보는 '수사·기소 분리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공개 주장하며 검찰개혁의 길에서 탈선하고 있다"고 했으나, '수사·기소 분리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왜 ‘탈선’이라고 임의로 규정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검찰 및 사법 개혁은 '수사·기소 분리‘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 사법 개혁을 위한 걸음마에 불과할 뿐, 그것이 검찰 및 사법 개혁의 시작이요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이 '수사·기소 분리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함의를 갖는다.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지금 검찰이 연출하는 이 같은 질곡에서 검찰 및 사법개혁이 불필요하다고 보는 천치는 분명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재명은 겉으로 무엇을 하는 척하면서도 정작 무엇이든 빌미를 만들어 속도를 늦춤으로써 기대를 저버리는 그 같은 꼼수는 쓰지 않는 것이 명백하다.

김종민은 "진심으로 검찰개혁을 위한다면 이재명 후보에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은 참 하릴없다. 왜 자기 할 일을 뜬금없이 이재명에게 묻나? 또 "5월 2일 지도부 출범 이후 두 달이 넘도록 검찰개혁특위를 재구성하지 않는 송영길 대표에게 검찰개혁특위 재가동을 요구하라"고 한 것도 그러하다. 자기 다음 지도부가 무엇을 안 하는 것이 자신의 배임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 두 지도부가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면, 둘 다 책임을 지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남도 할 일을 안 한다고 해서 자기가 면죄부를 받는 것이 아니다.

김종민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 의혹 진정 사건 처리에 대한 법무부 감찰 결과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정황이 확인된 것에 대해선 "당연지사, 예상했던바"라며 "검찰개혁의 창끝이 제일 먼저 누구에게 향할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했단다. - 모르고 설마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당연지사로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냥 “지켜보기만 하겠다”고 하니, 김종민은 지금에 와서도 마찬가지로 적극 앞장설 마음이 없다는 말이다. 사실 지켜보는 것만 가지고서는 아무리 ‘똑똑히’ 지켜봐도 별로 쓸모가 없다.

아마도 김종민은 검찰개혁이 당 대표 혹은 지도부가 하는 것인 줄로만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자신은 국회의원 신분이면서 그냥 지켜보고 있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김종민의 패착이 바로 여기에 있다. 국회의원이면서 그냥 “지켜보고 있겠다”는 것. 민초라도 그냥 지켜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안 되면, 촛불이라도 다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의를 대리한 국회의원, 그것도 전 대표부에서 최고위원과 검찰개혁특위 위원이 여전히 그냥 “보고만 있겠다”고 하니, 이래저래 그냥 두 손 놓고 보는 이가 많아서 개혁은 물 건너갈 전망이다.

좌로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낙연  의원, 김종민 의원
좌로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낙연 의원, 김종민 의원

위 두 번째 사안은 김종민이 한 검찰 간부가 어찌어찌 낸 사표를 수리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인사청탁을 해왔다고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추미애가 이번에 폭로한 것이다. 추미애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에 반발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찾아가 동반사퇴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하자, 그 같은 1차장이 '내가 (중앙지검장으로부터) 수사외압을 받아 사표를 낸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법무부 장관이던 추미애는 "내부 항명이라고 판단해 사표를 내면 받으라“고 조치했다고 한다.

이어 1차장이 사표를 낸 뒤 다시 철회하겠다고 해서 추미애가 기강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낙장불입’이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1차장이 (혹은 중간 다른 이가) 김종민을 찾아가 '장관을 상대로 항명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표를 안 낸 것으로 해달라'고 한 것이고, 다시 김종민이 추미애에게 '장관님, 잘 봐줄 수 없나요'라고 했으니, 이것이 인사청탁인 것이라고 추미애는 강조한다.

김종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추미애) 전 장관의 윤 전 총장 징계에 항의하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사표를 냈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그런데 잠시 후 그 검사가 자기 뜻이 아니라 주변 압력 때문에 사표를 냈으니 본인 의사를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는 누군가의 얘기를 들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당연히 장관이 알아야 할 일이니 이를 추 장관에게 전했다.”며 "이게 전부다"고 한다. "그 검사는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며 그 전이나 후나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는 사람이고 저는 그 검사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김종민은 해명했다.

여기서 문제는 김종민이 그날 추미애에게 전화해서 어느 정도 수위로 말을 (전)했는지 하는 것이 아니다. 청탁의 취지이든, 남에게서 들은 말을 그냥 보고하는 것이든 그것 자체가 근원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제1차장과 관련하여 관심을 가지고 일부러 전화를, 그것도 낮이 아닌 밤중에 전화한 사실 자체에 있다. 낮을 기다리지 않고 밤중에 전화하는 것은, 그 내용이나 취지가 어떠하든, 흔히 무언가 내심으로 다급했다는 뜻이다.

김종민이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직접 알든 모르든, 그것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간에 사람이 끼어서 그쪽 이해관계를 전달받는 통로가 항시 열려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또 다소간 그들이 펴는 논리와 이해관계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서 그 밤중에 급히 전화까지 한 것이다. 그래서 김종민은 그 주변 인적 구성이 이미 회색 지대에 있음을 반증한다.

김종민은 두 가지 반성할 것이 있다. 하나는 시작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 시작은 그럭저럭했으나, 중간에 마(魔)가 낀다. 더구나, 다수가 아니라면 적어도 몇 명은, 애초에 검찰개혁의 시도가 시늉으로, ‘쇼’로 끝나주기를 바랐던 이, 그래서 온갖 농간, 방해 공작을 편 이였을 수 있다.

김종민은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 기소 분리인 것이라 하고, 자신이 법사위에서 있으면서 패스트트랙 때부터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한다. 지난해 자신이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권력기관 TF(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팀장을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낙연 당 대표에게 검찰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고, 이 대표는 흔쾌히 동의했고, 마침내 검찰개혁특위의 의견을 당론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검찰개혁특위가 수사 기소 입법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민(民)과 당원의 검찰개혁 열망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당 지도부는 열심히 한 것이므로, 추미애가 당 지도부를 두고 책임회피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김종민은 말한다. 그 이유로, 김종민은 당시 당내에서는 재보선을 앞두고 선거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고 윤석열 총장이 이에 저항해서 사퇴하면서 재보선 부담은 현실이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보선 이후 상반기 내에 처리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상반기는 물 건너갔다. 앞으로도 이래저래 물 건너갈 전망에 있다.

아니, 검찰개혁이 재보선하고 무슨 관계가 있으며, 윤석열이 사퇴한다고 검찰개혁이 저지되나? 다수 여당 국회가 윤석열 거취에 농락당한다니, 윤석열이 염라대왕이라도 되나? 아니, 그런 게 아니다. 검찰개혁을 하기 싫은 차에, 이런저런 구실을 갖다 대는 것일 뿐, 그래서 미풍에도 촛불은 꺼지게 되었다고 둘러대는 말이다. 이쯤 되면, 책임회피 정도가 아니다. 애초에 민초의 열망에 억지로 떠밀려서 검찰개혁 하는 척 세월아 네월아 시늉만 하다가, 막판에는 꼬랑지까지 다 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자아낸다.

김종민이 반성해야 할 또 다른 하나는 차별적 반응에 있다. 윤석열 측에 선 중앙지검 1차장이 자의에 의해 사표를 낸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그렇게 민감하게 대응한 이가 왜 윤석열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두고 약 70차례나 집중적으로 압수수색을 할 때 쥐 죽은 듯 조용히 함구하고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일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이나,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침묵하고 있디. 사모펀드인지 뭔지에 얽힌 혐의를 두고 기소하였으나 무죄로 판명되었고, 그간에 별건으로 이것저것 엮어서 그 딸 표창장 위조혐의를 두고 부산대에서 입학취소 예비처분을 내린 마당에도 이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것도 대법원 판결도 나오기 전에.

이들이란 김종민 외에 이낙연을 포함한다. 추미애가 이낙연을 겨냥해 "책임회피"한 것이라고 비난했는데, 김종민이 대신 대꾸했으니 이들을 이해공동체로 보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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