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의 금요칼럼]사법농단 임성근 판사의 2심 무죄판결에 부쳐

선택적 법 집행은 법이라는 이름하에 무법천지를 연출하는 사법부“재판 관여 행위”는 맞는데 “월권행위”는 법조문없어 무죄라는 궤변 법규없어 무죄? 노무현의 행정수도법은 관습헌법으로 위헌 판결 윤석열과 최재형이 주장하는 법치는 바로 이 같은 법의 무법천지조민 입학취소한다는 검사출신 부산대 차정인 총장의 이중잣대 한국 법조계의 이 같은 선택적 정의는 체제의 흠결 공직자의 비리는 공소시효 없이 처벌해야조국은 스스로 개혁의 가도에서 십자가를 짊어진 불쏘시

최미리 | 입력 : 2021/08/27 [09:47]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지난 8.12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에 개입하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가 분명히 소명되었는데도 1심과 2심에서 다 무죄가 된 것이다. 임성근의 혐의는 2015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있을 때,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 행적에 관한 추측성 기사를 보도했다고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받던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했고,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들의 서울 중구의 덕수궁 대한문 앞 집회 사건을 맡은 1심 재판장에게 판결문 양형 이유를 수정하라고 하는 한편,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 사건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으로 종결하게 한 것 등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가 있는 임성근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는 맞는데 “월권행위”에 관해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임성근의 재판관여 행위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없어,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데서 1심의 결론과 유사하다.

말장난 같은 이 말을 다시 풀어쓴다면, 무죄선고는 법관 독립의 원칙상 형사수석부장판사였던 임성근에게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권한이 원래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무엇보다 임성근에게 이래저래 주어진 혐의의 사실관계가 소명되는데도, 무죄선고한 재판부는 ‘다소 부적절’한 것이라고 그 혐의의 중요성을 폄훼했다. 임성근의 무죄선고를 보는 판사들은 학습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아, 나의 직무권한이라고 법률책에 글자로 명시된 범위를 벗어나서 월권행위 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구나”라고. 그래서 앞으로 한국 법원은 부장판사가 남의 재판에 개입하고, 남의 재판에 양형 이유를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또 못된 도박 사건은 정식재판도 열지 말고 약식명령으로 종결하라는 뜻을 전달하는 것을 여상스레 저지르게 되었다. 재판부가 미연의 범죄를 억제가 아니라 방조하고, 미래에 있을 판사의 월권 행각을 부추기고 있다.

재판부는 좀 웃기는 궤변을 연출했다. 임성근이 다른 재판에 개입하여 휘젓고 월권하고, 법에 보장하는 ‘법관의 독립’을 치명적으로 해친 사실이 있는데도, 재판부가 하는 말은, ‘법관은 독립해야 한다고 그렇게 법전에 되어 있기 때문에 ’ 남의 재판에 개입한 월권이라는 죄는 ‘존재하지 않고’ 그래서 ‘무죄’라는 뜻이다. 그러나 ‘남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범죄가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런 행위가 재판부가 말하는 것 같이 무죄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법관의 ‘월권’ 행각은 너무나 터무니없이 상식을 벗어난 이례적인 것이라서, 지금까지 대놓고 그런 일을 하거나 적어도 발각된 일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법전에 규정해놓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전례없을 정도로 임성근의 행위는 천인공노할 행위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무죄선고한 재판부는 임성근의 ‘월권’ 행각과 딱 같은 맥락에 있다. 그래서 임성근의 월권 행위와 그에 대한 무죄 선고는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오늘 한국 사회 법조계의 인식, 가치관이 온통으로 상식을 벗어나 있음을 적나라하게 노정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장판사였던 임성근의 ”재판 관여행위가 소송지휘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할 수도 없고, 강요도 없었고,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무죄 판단했다. 다른 판사의 “재판관여행위”라는 사실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재판부는 이 같은 부장판사의 “관여”행위가 어떻게 “소송지휘권 행사를 방해할 수도 없고, 강요도 없었고,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단정하여 말할 수 있는지 상식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1심과 항소심 재판관들이 모두 그 “관여행위”로 인해 흔히 있을 수 있는 방해, 강요, 절차위반에 대해서는, 필요에 의해서 깡그리 눈감고 무시해버리는 편을 택했다. 그 필요란 법관의 권위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그 권위는 현실이 아니라 교과서적으로 규정된 권위이다.

임성근도 무죄 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저의 행위로 재판권 행사가 방해된 적이 없다는 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밝혀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단다.(한겨레, 2021.8.12.) 수석부장판사로서 다른 판사 재판에 “관여”해놓고도, 그 행위로 인해 “재판권 행사가 방해된 적이 없다”고 스스로 단정하고 “무죄선고”를 받아서 다행스럽단다. 법관들이 서로 짜고치는 고스톱을 연출하고 있다.

그런 것이 아니다. 재판부가 “월권행위”는 있으나, “법관 독립의 원칙상 임성근에게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원칙상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권한도 없는 주제에 임성근이 법관 독립의 원칙을 깨고 지휘·감독까지 했으니, 단순히 법전에 적힌 권리 의무 범위에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정도가 아니라, 국민 민초의 권리를 치명적으로 훼손한 것으로서 훨씬 더 고차원의 막중한 범죄가 된다. 판사의 본분을 근본적으로 망각한 배임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법규정이 없어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법규정을 만들어놓지도 않을 정도로 전례 없는 범죄이므로, 더 무겁게 처벌받아야 한다. 이것은 이미 고대 아테네의 고명한 변론가 데모스테네스가 주창한 말이다.

더구나 법률은 완벽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헌법 제37조 1항에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한다. 민법 제1조에도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條理)에 의한다고 한다. 이때 조리는 ‘사물의 본질, 자연의 이치, 법의 일반원리를 말하며 경험칙상 사회통념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그러해야 할 것이라고 인정되는 법해석의 기본원리, 즉 사회통념, 신의성실, 공서양속(公序良俗), 사회정의 등은 조리로서 규범력을 가진다. 헌법 제37조 1항은 민법 혹은 상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형법을 포함한 모든 법에 적용된다.

그래서 법전에 법관의 권리 혹은 의무로 규정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판사의 ‘월권 재판 개입’ 행위가 무죄가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런 배임 행위로 국민 민초의 자유와 권리가 경시, 침해되었다면, 위헌의 범죄가 된다. 법률에 명시된 법관의 권리와 의무 정도가 아니라,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임성근의 “재판 관여” 행위는 무죄가 아니라 범죄가 되는 것이다.

임성근에 대한 무죄선고는 개인이 아니라 한국 법조계 자체가 갖는 관성적 적폐를 적나라하게 노정하고 있다는 데서 더 큰 문제를 제기한다. 더 큰 문제란 현 한국 법조계의 선택적 정의의 관행이다.

항소심은 그 무죄선고 근거에서 “임성근에게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라는 것은 법률에 그런 권한이 규정이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 같은 권한의 규정 자체가 없으므로, 원천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하는 직권남용 개념도 성립이 안 된다는 뜻이다. 웃겨도 좀 많이 웃긴는데, 고양이가 눈 감고 ‘야옹’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법조계가 언제나 법률 자구에 매여서 ‘야옹’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떨 때는 ‘법률’이 아니라 ‘헌법’에도 없는 기발한 발상을 창조해내기도 한다. 2004년 노무현 정부하에서 있었던 ‘신행정수도법 위헌결정’(2004헌마554, 566. 2004.10.21.)에서 헌법재판소는 헌법에도 법률에도 전례 없는 ‘관습헌법’ 개념을 창안해냈다. 당시 세종시에 신행정수도를 만들겠다고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었고, 이미 대통령 산하 행정부에서 시행령을 제정에 들 즈음이었다.

그때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을 막고 나서면서, 듣도 보도 못한 ‘관습헌법’이라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성문법이 잘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라고 만들어놓은 헌법재판소가 없는 법도 막 만들어내는 입법기구로 스스로 탈바꿈해서, ‘관습헌법’을 창조해내면서, 국회를 통과한 법조차 ‘위헌’의 멍에를 씌워서, 신행정수도 건설을 방해하고 나섰다.

당시 기득 보수층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을 방해하는 이가 있었고, 헌법재판소가 이들 세력에 편승하면서 도출해낸 것이 ‘관습헌법’ 논리였다. 서울은 관습헌법이라고 하고, 국회의 다수 결정도 무효로 만들었다. 대단한 헌법재판소다. 헌볍재판소가 국회와 행정부 위에 군림하여, 국회의 입법 기능까지 횡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우에 따라 원칙도 없이 고무줄 잣대를 들이대는 법관들에게 공정 판결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자기 식구 재판할 때는 쫌생이 같이 훈고학적으로 법률 자구에 적혀있지 않아서 무죄라고 하더니만, 상황이 다급하니 없던 논리도 막 창조해낸다. 직권남용죄가 성립되려면, 법에 직권에 권한 규정이 우선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고, 법에는 ‘법관은 각기 독립하여 재판한다’라는 취지로만 되어 있을 뿐이니, 판사가 남의 재판에 개입하여 ‘월권’을 해도 무죄가 된다는 논리. 이렇듯 있는 법은 그 근본정신을 왜곡하여 임성근을 무죄선고한 저 뻔뻔한 무대뽀 법조 법관들에게, 법전에 없는 사항까지 조리(條里)에 따라서 재판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무리이다. 그래서 상식에 따른 조리는 바로 상식을 가진 이, 민초가 재판권을 행사함으로써 구현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법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검찰도 선택적 정의에서는 마찬가지. 향응 수수에 연루된 검찰은 그 접대비가 처벌 기준 100만원이 채 못된 90여만원이라는 이유로, 그것도 요리조리 ‘게리맨더링’(선거구를 유리하게 조작함)같이 꿰맞추어 액수를 조정 계산해내어 불기소처분했고, 검사장 한동훈은 자기 휴대폰 비밀번호도 안 가르쳐주고 수사를 방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신은 무죄라고 강변해도 끄떡없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서 임성근 부장판사는 담당 판사(이동근 부장판사)에게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은 인정되지만 비방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판단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밖에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서 임성근 부장판사는 담당 판사(이동근 부장판사)에게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은 인정되지만 비방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판단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밖에도 "법정에서 ‘세월호 7시간’ 기사의 허위성을 명확히 선언하라”고 요구하고, 선고기일에 외교부 선처내용을 고지하고 피고인을 훈계하도록 지시했다.2021. 6.10.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본인의 탄핵심판 사건 1차 변론기일에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좌), 2019.7.22. 179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되는 양승태 모습(우)

반면, 전 법무부 장관 조국 가족의 경우, 원래 기소된 ‘사모편드’ 투자 연루 혐의, 그것도 피의자를 한 번 불러 소환조사한 적도 없이 기소한 그 사건 자체가 아니라(현재 무죄로 판결), 별건으로 확대해서 뭐든 걸릴 때까지 탈탈탈 먼지털이 공략하고 있고, 짧은 기간에 100회 가까운 압수수색 영창청구에다 저 고명한 70여회 압수수색을 했으나, 나경원 의원과 전검찰총장 윤석열 가족이 얽힌 사건은 사건 당시 압수수색영장 전부 기각에다 ‘묻지 마’ 무혐의 처리된 것이 그러하다. 이 같은 검찰의 선택적 정의, 선택적 법 집행은 법원 판결의 선택적 정의와 꼭 같은 맥락에 있다. 이들은 법의 이름을 빌어서 법의 무법천지를 연출하고 있다. 윤석열과 최재형이 주장하는 법치는 바로 이 같은 법의 무법천지를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들은 둘 다 헌법을 지켜야 한다고만 할 뿐, 현재 법조계의 현싱에 대한 반성 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아니, 결여 정도가 아니라, 일언반구 없는 것을 볼 때, 아예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 법조계의 이 같은 선택적 정의는 근원적으로 어느 판사 혹은 윤석열 개인의 잘못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체제의 흠결에 기인한다. 신이 아닌 보통 인간 윤석열은 체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그 권력을 행사했을 뿐이다. 허용되기 때문에 행사했고, 그 권력의 행사에 대해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추미애가 윤석열을 ‘2개월 정직’ 처분하고 대통령이 서명까지 했으나, 불과 며칠 안 되어 바로 그 정직 처분은 법원 판결에 의해 무효가 되었다. 검찰과 법원이 같은 선상에서 ‘아리아’를 연주하고 있다.

뿐이 아니다. 사회가 한 도가니로 교육부와 대학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며칠 전 부산대학교 조민 입학취소 결정 예정처분에서 증명되었다. 표장장 등 서너 개 봉사경력 문서가 조민의 입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부산대학교에서는 원래 대법원 판결이 난 후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올해 3월 교육부 장관 유은해의 입장표명에 빗대어 일정이 재촉되었고, 마침내 부산대학교는 대법원 판결이 나기도 전, 항소심 판결에 근거하여 조민 입학취소 예정처분 하기에 이르렀다. 뭐가 그리 급했던지.

조민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 결정에 반대하는 선언문을 낸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2019년 국내외 7,000여 교수연구자들이 '검찰개혁 시국선언'을 하면서 만들어진 진보 지식인 모임)에 따르면, 가짜스펙을 만들어 자식을 의전원에 합격시킨 현직 교수가 작년 8월 2심에서 실형을 받은 사실이 있지만, 해당 의전원은 입학취소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당사자는 현재도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고 한다. 검찰, 법원 법조계뿐 아니라 부산대학교도 대상에 따라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현 부산대 총장 차정인은 검사 출신이다. 사시 19회로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창원지청과 남부지검에서 검사로 재직하다, 1993년 변호사 개업, 2006년 부산대 법대 교수로 부임하여 부산대 로스쿨 원장을 역임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 나가도 여전히 샌다고나 할까.
 

법조계 뿐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선택적 정의는 윤석열이나 임성근을 무죄판결한 1심, 2심 판사 개인을 두고 욕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검찰과 법원 안에는 수많은 윤석열, 수많은 상명하복의 검찰과 법관들이 있다. 집중적으로 가진 권력 자체를 쪼개내지 않는 한, 그 서식지가 온존하는 한, 사법비리 적폐는 근절되지 않을 전망이다. 권력을 잔뜩 안겨놓은 채, 팔이 안으로 굽는 인간에게 도덕성, 객관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허망하다. 도덕의 환상은 스스로를 속이는 마약이 되고, 마냥 권력의 노예로 머물게 하고,그 예속에서 탈피하려는 저항을 애초에 무산시키는 독약인 것이 자명하다.

권력은 중앙에 집중시킬 것이 아니라, 각 지방이 같은 수준에서 독립해야 한다. 행정이나 의회(입법)뿐 아니라 검찰과 법원 등 사법권력에서도 그러하다. 기능적으로 형사 기소권은 검찰이 전횡할 것이 아니라, 민사같이 개인이 당연한 권리로서 가져서 거침이 없어야 한다. 판결은 옹졸하고 제 앞가림밖에 못하는 판사에게 온통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주권자 국민 민초가 배심참여재판으로 해야 하겠다. 그리고 공직자의 비리는 공소시효 없이 처벌해야 한다.

조국은 법무부장관직을 사퇴할 즈음에 자신이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가 될 터이니, 자신을 밟고 지나가라고 했다. 자신뿐 아니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아내 정경심, 그 딸 조민 등, 한 가족이 모두 불쏘시개가 되게 생겼다. 정경심은 피고에게 유리한 증거에 대해 검찰은 왜곡하고 판사는 외면한 가운데, 저 고명한 동양대 표창장 위조혐의로 1심, 2심에서 4년여 징역형이 떨어져 감방에 가있고, 조민은 아직 선명하게 소명되지도 않은 표장장 등 봉사경력 위조 혐의로 그간의 온갖 삶의 이력이 한순간에 삭아 무너져내릴 위기에 처했다.

조국은 스스로 개혁을 향한 가도에서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불쏘시개 되가를 선택했다. 그 바람에 그 가족까지 부득이 한국 법조계의 관성 선택적 정의의 희생물이 되고 있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았던 이도 자신의 의도와 달리 가끔은 불쏘시개 역할을 맡기도 한다. 그 예가 박근혜와 윤석열이다. 박근혜는 그 잘잘못을 떠나 우리 현대사에서 전례 없는 최다수 민중의 궐기, 촛불혁명을 불러왔다. 윤석열의 ‘무대뽀’ 행보는 검찰을 겪어보거나 알지 못했던 이들의 눈앞에 말로만 듣던 검찰의 횡포와 비리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불쏘시개가 될 전망이다.

이래저래 가해자, 피해자를 막론하고, 상호 갈등, 희생과 질곡을 통해 민주를 향한 한국 민초의 경험과 지혜는 쌓여갈 전망이다. 삶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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