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의 금요칼럼]이낙연ㆍ김종민ㆍ홍영표ㆍ신동근의 검찰개혁ㆍ기본소득 끝장토론에 부쳐

이낙연과 김종민의 볼썽사나운 ‘면피쇼’ 끝장토론신동근, 홍영표, 김종민 의원의 입장 없는 기본소득 ‘끝장 토론’ 토론은 한 곳에서 ‘끝장’을 보는게 아냐..무한하게 열려있어야민주주의 4.0의 '개발에 닭알' 같은 한계

최미리 | 입력 : 2021/08/21 [07:50]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홍영표, 김종민 의원 등이 지난 8.1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에게 기본소득에 대한 끝장토론을 제안했다고 한다.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홍영표 김종민 신동근 의원은 입장문에서 "정치개혁과 기본소득에 대해선 단순 문답 수준이 아니라 끝장 토론 수준으로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2021.8.16.)

 

여기서 정치개혁이란 너무 광범, 모호한 개념이라, 이번 제안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창하는 기본소득을 주요 토론 대상으로 하자는 취지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입장문에는 이들을 포함해 도종환 오기형 장철민 의원 등 <민주주의 4.0> 소속 2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는데, 이중 대부분은 아직 특정 대선 후보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중립을 지켜온 이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선후보인 이낙연, 정세균, 박용진이 토론 제안에 환영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기본소득에 대한  '끝장토론의 제안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대선주자 이낙연, 정세균의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이 찬성인지 반대인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본소득에 반대를 하자니 표 잃을까 걱정이 되고, 또 찬성을 하자니 기본소득을 앞세워 당장에 순풍에 돛단 듯한 이재명이 눈에 걸리는 것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행색이다.

 

둘째, 기본소득 여부와는 별도로, 끝장토론이라는 발상 자체가 갖는 문제점이다. 단순 문답 수준이 아니라 끝장 토론 수준으로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사실 토론에는 끝장이 있을 수가 없다. 언제나 열려있어 연연히 지속되어야 하며,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토론의 내용과 거기서 도출되는 해결책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또 토론의 주체가 누군가에 따라서도 그 내용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그런데 지금 당장에, 그것도 소수 국회의원과 대선후보가 앉아서 끝장을 내고 해치우자는 것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 하다. 그 성급함으로 인해서 기본소득 자체의 타당성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를 판가름하는 데 유리 불리 여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게 한다.

 

첫째 문제인 기본소득 관련하여, 김종민, 홍영표 등은 기본소득을 노골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동근, 홍영표 등은 기자회견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어느 나라도 채택하지 않은 제도로,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의원이 많다장기적 연구과제로 검토해볼 수 있지만 당장 국가정책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단다. “기본소득이 양극화 불평등 해소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가, 보편적 복지를 위해 써야 할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게 진보 개혁의 길인가라고 반문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종민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소득의 경우 이대로 가면 위험하며, 본격 토론으로 걸러져야 한다" "민주주의 4.0에서 각 캠프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을 중심으로 정책 논쟁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단다.

 

반면, 이재명 캠프는 기본소득 논의는 환영하지만, 끝장토론제안이 반()이재명 연대 단일화를 위한 수순 돌입이 아닌가 회의하고, “기본소득제는 핀란드 등 전 세계 39곳에서 관련 실험이 완료됐고, 독일, 스페인, 이란 등 17곳에서 현재 진행 중이라며 기본소득제는 생산력이 월등히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대비책이라고 반박했고, “제안 전에 사실관계는 분명히 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한다.

 

문제는 기본소득에 대해 반대인지 찬성인지가 불분명한 대선후보들이다. 이낙연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기본소득론에 대한 우려에도 동의한다. 그 길에 저도 함께하겠다고 하고, "기본소득론을 지켜보는 국민과 당원은 불안하다. 그런데도 기본주택, 기본대출로 폭주하는 독선은 더 위태롭다."라고 비판했단다. 정세균은 제대로 검증해 4기 민주정부 창출 동력으로 만들자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낙연과 정세균도 기본소득에 반대한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려’, ‘불안’, ‘위태롭다라든가, ’제대로 검증하자든가 하는 것을 보면 이도저도 아니고 어정쩡하게 유보적 입장에 있음을 보게 된다.

 

이낙연, 정세균 두 전직 총리의 어정쩡한 입장은 기본소득뿐만 아니라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기본소득 관련 끝장토론을 제안한 김종민은 며칠 전 이낙연과 함께 검찰개혁 끝장토론도 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낙연 후보님! 검찰개혁 진정성은 실천으로 보여주셔야 하는 겁니다”(추미애 페이스북)라는 표제의 글에서, 이들이 무슨 이유로 이런 방송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또 그때 그때 형편 따라 바뀌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낙연이 총리와 당대표로 있을 때 검찰개혁에 미온적이었고, 심지어 무책임하게 개혁입법 약속을 저버려놓고는, 이제 와서 면피해 보겠다는 속내가 명백하다는 것이다. 또 김종민에 대해서는 추미애 자신이 검찰개혁 과정에서 김종민 의원과 많이 상의를 한 사실이 있는데, 이제 와서 그것이 이낙연 당대표의 뜻이었다고 김종민이 밝힌 점에 대해는 대단히 실망스럽고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했다.

그러니, 추미애에 따르면, 이낙연과 김종민의 검찰개혁 끝장토론은 검찰개혁에 반하는 태도로 곤경에 빠진 후보와 그걸 모면해 보자는 캠프의 알량한 꼼수가 엿보이는 볼썽사나운 면피쇼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 지금이라도 이들이 정말 검찰개혁을 원한다면, “골방에 끼리끼리 앉아 면피성 끝장토론이 아니라, 지금 당장 캠프 소속 의원 전원에게 검찰개혁 입법 촉구 서명을 받고, 그걸 근거로 이재명 후보, 정세균 후보, 김두관 후보, 박용진 후보에게 동참을 요구하고, 당 지도부에게는 건의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확실한 요구와 확답을 받아야 할 것을 추미애는 요구하고 나섰다. ‘끝장토론이 아니라 먼저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줘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그동안 이낙연 후보에게 속아만 살아온추미애가 드리는 진언이라고 한다.(추미애 페이스북)

검찰개혁 끝장토론이 검찰개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면피용이 아닐까 하는 의혹을 사는 것처럼, 기본소득 끝장토론이라는 것도 기본소득 자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대선후보 세력 결집을 위한 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도 한다. 이재명 측의 반박대로, 기본소득을 세상 아무 데도 실시하는 데가 없더라고 하는 신동근 의원의 말이 사실에도 부합하지도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한 나라 국회의원이 다른 곳도 아닌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하는데 보란 듯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떠든 것이 되고, 그 목적성조차 의심을 사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연합뉴스 등 매체에서도 이들(더불어민주당 내 반이재명)이 침묵을 깨고 이 지사에 대해 사실상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 “토론회 제안이 반이재명 연대 출범을 가속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는 등으로 토를 달고 있다.

기본소득  관련한 위 첫 번째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두 번째 문제, ‘끝장 토론이란 형식에 관한 것이다. 끝장토론은 위험천만한 권력 독재의 발상이다. 한 곳에서 한꺼번에 끝내버리고 치우자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사회의 토론은 끝없이 시간적으로 열려있어야 할 뿐 아니라, 공간적으로는 여러곳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의원이나 대선주자 몇 명이 한 곳에 앉아서 한꺼번에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끝장토론제안이 갖는 치명적 결함은 끝장을 보자고 하면, 그것으로 해결책이 나오는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위정자는 예언자나 신이 아니다. 정책 대체의 취지나 방향을 설정할 수는 있어도, 구체적 각론까지 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추진해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래의 상황을 두고 지금 끝장으로 토론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된다.

더구나 시기나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탁상에 앉아서 하는 토론은 자칫 빈 껍데기 공론(空論)으로 화할 위험이 있다. 구체적인 것은 시기상황의 변화를 잉태한 시기와 공간적 다양성을 연출하는 지역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기본소득은 물론 각종 정책을 국회의원이 앉아서 획일적으로 재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정의 주체는 이해 당사자인 민초가 되어야 하며, 풀뿌리분권에 의한 다양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여기에 분권과 민초의발언권을 위한 개헌 및 법률개정이 필요하다.

이런 제도적 차원을 별도로 하더라도, 이번 끝장 토론제안은 위정자들조차도 기본소득 정책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이 아닌 것 같아 더 절망적이다. 사실,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기본소득을 주창하는 상대를 폄하하고 성토기 위한 목적성을 가지고 급조된 것으로 비친다.

전에 없던 새로운 정책을 서로 협조해도 될까 말까 한 마당에 경쟁, 폄하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열려는 것은 미리 판을 깨고 보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누가 기본소득을 제안하더라도, 그것은 대체의 방향에 불과할 뿐, 구체적 시행에서는 다양한 각색이 가능하다. 기본소득 개념 자체가 위험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위험하지 않도록 구체적 시행과정에서 다듬어 가면 된다. 흑백논리가 아니라 서로 지혜를 모아 접합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 끝장토론을 제안한 신동근, 홍영표, 김종민 세 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본소득을 위험한 것으로 예단했고, <민주주의 4.0>소속 20여명 거기에 서명 동참했다. 그러나 그 위험은 누가 어떤 기준에 의해 재단한 것인지? 그런 판단 자체가 자의적이고, 소수의 독재이며. ()민주적인 발상이므로, <민주주의 4.0>은 허울만 민주주의를 두른 소수 독재체제에 다름아닌 듯하다.

이것은 마치 국힘당이나 태극기부대가 자의적으로, 현 정부가 하는 것은 좋지 못한 것으로 예단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그래서 사사건건이 반대하고 비협조적인 반발로 일관하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맥락에 있다. 권력 쟁취의 욕심에 눈이 먼 이들은 사안을 객관적으로 차분히 평가할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 현 정부, 혹은 상대는 무조건 잘하면 안 되고, 잘못해야만 한다는 사고틀(프레임)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너와 나의 공존, 상호보완과 협조는 없고, 다만 폄하와 경쟁이 있을 뿐이다. 한국적 풍토의 정치판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 국짐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 바로 이 같은 대목이다.

<민주주의 4.0>4기 민주정부 출범을 위한 정책 제안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2020.11, 도종환 의원(현 이사장) 등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번 끝장 토론제안에 동참함으로써, 선한 취지와 다부진 야심과는 별도로 그 한계를 드러냈다. 선의와 충정은 그 자체로서 효과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소수 의원들이 하는 연구와 토론은 그 범위와 깊이에 있어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4.0>이 중심에 서서 스스로 방법을 다 찾아내려 하지 말고, 오히려 토론에 참여하는 사람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그것은 국회와 의원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널리 민초가 발언, 제안,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길이며, 각 지역마다 고유한 토론의 장이 벌어지도록 멍석을 까는 일이다. <민주주의 4.0>은 기본소득을 두고 끝장토론의 중심에 설 것이 아니라, 민초의 중지를 모아 정책이 입안될 수 있도록 하는 개헌과 입법이 이루어지도록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본소득 끝장토론 제안에 동참한 <민주주의 4.0> 소속 21인 의원 가운데, <접시꽃 당신>으로 세인의 심금을 울린 도종환이 있었다. 그의 순수한 시심은, 너나 가릴 것 없이 원래 탐욕한 인간으로서의 민초와 야수의 정글 같은 권력 놀음의 정치판 바닥에서는, ‘개발에 닭알’.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같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순수와 충정을 가진 작은 집단의 토론이 아니라, 아귀다툼하는 이해당사자들의 직접 발언과 상호 타협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민초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것으로 정치판은 판갈이를 해야 하겠다.

 

순수한 이나 잡놈이거나 간에 개인이나 몇몇 소수의 토론은 한계가 있다. 그 어느 쪽이거나 이 질곡의 정치판에서 묘수를 찾아낼 수는 없다. 그러나 양자 간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잡놈은 자신의 사리를 구하기 위해 권력을 권력과 토론의 장을 소수의 손에 집중시키려 할 것이나, 욕심이 절제된 이는 민초에 의한 공론의 장이 열리고 그 발언을 유효하도록 입법의 길을 닦는 데 기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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