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의 금요칼럼]지나가던 소가 웃을 윤석열의 자유론

(유튜브)정의연대 최자영 교수와 김상민 사무총장의 시사토크
자유는 평화가 아니라, 독재에 대한 항거와 피 흘림을 통해 실현된다
식민 지배와 독재로 점철된 압제의 한국을 두고 윤석열이 “세계 자유의 나침반”이라고 해
윤석열의 무논리는 서울대 법대는 물론 우리 학계 전반의 문제점을 노정
자유를 평화로 정의한 것은 민초의 저항권 자체를 무력화하고
독재 지배 및 외세에 의한 식민지화를 정당화하는 것

최자영 | 입력 : 2023/05/05 [01:31]

대통령 윤석열이 미국 상하양원 의회 연설에서 자유’ 46, 하버드대 19분 연설에서 82자유를 외쳤다고 한다. 더구나 그는 식민 지배와 독재로 점철된 압제의 한국을 두고, “세계 자유의 나침반이라고 호언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은 자유, 번영, 평화를 저버렸다고 매도하고, 남한(한국)과 대조적인 집단으로 규정했다.

 

윤석열은 자유를 평화로 정의했다. 이런 윤석열을 두고 이번 방미 중에 만난 하버드 대학 모 교수가 학생같으면 ‘A’ 학점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단다. 아마, 그 교수도 윤석열처럼 자유의 개념을 평화인 것으로 잘못 이해했거나, 아니면 한껏 재는 윤석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아부성 발언을 하면서 속으로는 비웃었을 것 같다.

 

정치평론가 이종훈에 따르면, 윤석열이 말하는 자유는 편협한 자유이며,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주관(편견)을 미국에 가서도 확대 재생산했다.(한겨레 23.4.29) 그러나 윤석열의 자유는 그냥 편협한 것이 아니라, 자유의 본질을 정반대로 규정함으로써 그 의미를 왜곡했다. 자유는 윤석열이 말하는 경제적 이익은 물론 평화, 번영 등과 직접 관련이 없고, 오히려 당장에는 평화와는 엇박자를 이룬다.

 

미국 뉴욕 항구에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독립(1774년 독립선언, 독립전쟁은 1776-1883) 100년을 기념한다는 취지로, 1886년 프랑스가 준 선물이며, 이것은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의 상징이다.

 

그리스의 국가(國歌)는 약 200년 전 고명한 민족 시인 솔로모스(1798-1857)의 시 <자유를 위한 찬가>의 앞부분에서 가사를 따왔다. 1821년 그리스가 터키로부터 독립운동을 시작하여 고난에 찬 항쟁을 이어갈 무렵인 1823년 솔로모스가 그리스인의 용기를 기려서 지은 시이다. 158()으로 구성되었는데, 그중 맨 앞부분 2개 연을 따서 현재 국가로 부르고 있다. 가사의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고, 여기서 그대로 의인화된 대상이 바로 자유이다.

 

나 그대를 알지, 소름 끼치는 칼날을 통해서,

나 그대를 알지, 폭력으로 땅을 지키는 모습을 통해서,

헬라스(그리스)인의 성스러운 뼈(죽음)에서 나온 그대.

지난날의 용맹이여 다시 이곳에, 만세, 만세, 자유여!”

 

 <그리스 국가 자유의 찬가>

 

 

지금으로부터 약 230여 년 전 프랑스 혁명 때 불렀던 <마르세이유의 노래>는 현재 프랑스 국가(國歌)가 되었는데, 이것은 기득권의 봉건귀족과 그들과 연계한 외세 신성로마제국의 군대를 맞아 싸우러 나가면서 부른 노래이다. 여기에서도 자유는 폭군에 대조되는 개념이며, 찬미의 대상으로 의인화되고 있다. 주요 의미의 가사를 대충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어나라, 조국의 아들딸들아, 영광의 날이 왔도다!

우리를 억압하는 폭군의 피 묻은 깃발이 나부낀다.

들리는가, 저 들판에서 포악한 군인들이 지르는 고함을.

그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당신들의 처자식을 죽이려고!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열을 지어라, 나가자, 나아가자!

그 더러운 피로 우리 밭고랑을 적시자! ...

 

조국을 향한 성스러운 사랑이여, 이끌어라, 우리 복수의 팔을,

자유여, 귀한 자유여, 그대(자유)의 수호자들과 함께 싸우라!

우리 깃발 아래서 승리가 그대(자유)의 힘찬 함성으로 촉진되고,

죽어가는 그대(자유)의 적들이 그대의 승리와 우리의 영광을 목도하도록!”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

 

서구인들에게 낯익은 자유, 압제에 저항하여 피비린내 풍기는 자유를 생뚱맞게 평화로 정의함으로써 윤석열은 그 무지를 세계만방에 선포했고 망신살이 뻗쳤다. 그의 자유론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그런데 실은 이것은 윤석열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는 그렇게밖에 배우지 못했고, 아는 것을 말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 그릇된 자유론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고발하는 것이고, 그가 수학한 서울대 법대의 수준, 나아가 우리 학계 전반의 문제점을 노정하는 것이다. 무대뽀 논리의 윤석열을 키워낸 서울대 법대, 학계 전반이 윤석열 때문에 세상의 비웃음을 사게 생겼다. 여기에 편승하여 윤석열 영어 잘하더라고 치켜세운 서울대생, 기레기, 민초 등은 알맹이 없이 겉멋 든 무뇌충 같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의 자유론은 근원적으로 한국에 여전히 건재하는 오랜 식민 지배와 독재의 전통을 잇는다는 점이다. 윤석열이 자유를 투쟁 아닌 평화로 정의한 것은 민초의 저항권 자체를 무력화하고 독재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자유-평화론은 다시 현재로서 일본과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세뇌 작업의 거름이 된다.

 

국민 민초의 항거, 저항권을 지우려는 음모는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이 뽑고 이른바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의 노예화가 그 단적 상징이다. 국회의장 김진표는 정당 공천권 때문에 의원들이 노예화했다고 발언했다. 그런 줄 빤히 알면서도 그 정당 공천권 없애려는 염은 꿈에도 내지 않는다. 오히려 국회의원이 노예화하는 원인이 정당 공천권이 아니라 민초의 지지(팬덤)에 기인한다고 왜곡 발언을 했다. 원인을 엉뚱한 데다 거꾸로 갖다 붙인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는 무대뽀 김진표는 무대뽀 무논리의 윤석열과 같은 반열에 든다. 한편으로, 국회의원들을 자유 없는 노예로 예속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대화와 타협을 외치는 김진표는, 민초의 뜻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 중심의 의원내각제, 책임총리제 등을 밀어붙일 심산이다. 그 국회는 김진표 자신이 발언했듯이, 정당 공천제 때문에 노예로 화한 국회의원들이 와글거리는 곳이다.

 

정당간 대화와 타협을 외치는 김진표는 저항을 생략하고 자유가 평화와 번영이라고 외쳐대는 윤석열을 쏙 빼닮았다. 노예로 화한 의원들의 국회, 노예화하여 저항할 줄 모르는 의원들의 국회에 더 많은 권력을 모으자는 것은, 민초의 입을 봉하고 69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가운데, ‘그들(기득권자)만의 것으로 존재하는 윤석열의 왜곡된 자유론을 부창부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진표가 민주당 원내대표가 된 박광온에게 올해 상반기 안에 선거제도 개편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박광온은 당원 등 여론조사에서 꼴찌였으나 민주당 의원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여 결선투표도 없이 원내대표로 입성했다.

 

현재로서 과반수 의석의 민주당은 끝없이 당원, 나아가 민초의 여론을 배반하고 있다. 한편으로 정당 공천권의 노예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 차기에도 공천을 받고 싶어서 끝없이 민초를 배반하는 이들, 이들은 맹목적 욕망에 추동되는 무뇌충의 좀비 같다.

 

▲ 최자영 편집인/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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