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모의 이슈진단] 독일 무티 메르켈 총리, 부정 비리 연류없이 16년 재임 임기 마쳐독일을 미국, 소련, 중국 등 세계 정상 반열에 올려독일 메르켈 총리, EU 정상회의서 정상들의 '환송' 기립박수AFP 통신 등에 따르면 12월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현지 시각 22일,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유럽연합 EU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동독의 양자 물리학자였고 박사였던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 1989년 훗날 기독민주당(CDU)에 합류한 옛 동독의 정치단체 중 하나인 민주궐기(DA)를 통해 정계에 입문, 구동독 마지막 정부의 대변인을 지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독일 역사상 첫 여성, 동독 출신 총리로 선출된 뒤 16년간 재임하다, 올 12월 총리직을 그만둔다. 총리 공관 대신에 사저인 아파트에 살면서 동네 슈퍼마켓에서 부식 거리를 사던 메르켈은 퇴임 이후에도 자신의 아파트에 살 것이라고 전한다. 2021년 12월, 1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독일 메르켈 총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둘째 날 회의에서 다른 26개 회원국 정상들은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앞서 환송 행사를 열고 기립박수로 메르켈 총리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날 회의는 메르켈 총리가 재임 기간 107회 번째 참석한 EU 정상회의로 메르켈 총리가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EU 정상회의였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메르켈 총리를 위한 비공개 헌사에서 "당신은 하나의 기념물"이라면서 메르켈 총리 없는 EU 정상회의는 "바티칸 없는 로마 혹은 에펠탑 없는 파리와 같다"라고 말했다고 한 관리가 전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메르켈 총리는 "지난 16년간 어려운 시기에 우리 27개국 모두가 인류애를 갖고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면서 유럽에 그의 흔적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은퇴를 앞둔 오랜 파트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향해 감사 인사를 건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랜 시간 동안 힘든 결정을 하며 당신이 유머를 발휘하고, 현명한 실용주의를 선보이고, 윤리의 나침판을 내려놓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했다. 이어 "당신의 친애하는 독일 국민과 전 세계는 이 같은 높은 지반을 성취했다는 점에서 당신에게 오랜 세월 빚을 졌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실용합리주의자로서 중도우파의 성향을 지닌 메르켈은 16년 재임 동안 유로존 재정 위기, 난민 위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경제 회복 기금 설치 등 최근 유럽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논의하며 회원국들과 대응을 조율하면서 지지도 받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메르켈은 독일을 통치하면서 유로존 경제위기를 신중하고 유연하게 대처하였고, 시리아 난민 100만 명 중 90만 명을 독일이 수용하는 과정에서 세계적 공존과 자국 이익의 조절, 오바마, 트럼프, 푸틴 등 세계 정상과 만남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능력, 기후위기나 코로나 19 팬데믹 과정에서 보여준 전문적 능력, 독일 나치의 역사에 대한 사죄 인식 등은 메르켈이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메르켈은 나치 독일 이후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던 독일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외교능력을 통해 독일을 미국, 소련, 중국 등 세계 정상 반열에 올려놓는데 기여 했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만두는 메르켈에게 "후대 역사책 속에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묘사되면 좋겠냐"라는 질문에 “그는 노력했다(She tried.)”라면 만족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정치계의 상황에서 보면, 무티(Mutti, 엄마) 메르켈이 16년 권좌에 있으면서 부정이나 비리와 연관되어 한 번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고, 권력을 사리사욕에 쓰지 않은 것만 해도 메르켈 총리는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당케쇤(Danke Schon)
양건모(이화여대 약학대학 졸업, 서울대 보건학 박사, 이화여대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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