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모의 이슈진단] 박원순 시장 죽음의 진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정말 박원순 전 시장이 성희롱을 했을까?건설마피아에 의한 타살의 가능성?부정부패 연루 의혹에 명예를 지키려고?▲박원순 서울시장 별세 부고장
지난해 여비서 성희롱 문제로 자살을 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 8일 전 비서에게 성희롱한 혐의 등으로 피소되었고, 박 전 시장은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9일 오전 박 전 시장은 측근에 “이 파고는 넘기 힘들 것 같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10일 자정쯤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성추행 피소 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고, 서울시 비서실장 등 시(市) 관계자들이 성추행을 방조했다는 의혹 역시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처리되었으나, 피해자 측의 요구로 수사를 벌인 국가인권위는“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올 4월 박원순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첫 변론이 오는 9월 7일 열린다.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는 직접 작성한 편지에 “남편 박원순은 그런 (성희롱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박원순의 삶을 끝까지 믿고 신뢰합니다.”라고 본인의 심정을 밝혔다. 박원순 유족 측 대리인은 부인 강 여사와는 조금 다르게 "박원순 전 시장이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없고 다만 성희롱 여부가 문제되는 행위"였는데, 모 일간지 기자가 마치 박 전 시장이 성폭력을 한 것처럼 기사를 썼기 때문에, 그 기자를 사자명예훼손죄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죽었는데 진실이 밝혀질까 ▲박원순 전 시장은 왜 죽었을까 ▲지도자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이다. 우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죽었는데 진실이 밝혀질까 하는 의문이다. 일단, 문제가 되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의 개념을 알아보면, ‘성희롱’은 야한 말을 하거나, 상대방을 성적으로 묘사하거나, 카톡이나 정보통신 등을 이용해 불쾌감을 주는 행동 등 상대편의 의사와 관계없이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행동을 말한다. ‘성추행’은 엉덩이나 어깨를 만진다든가, 볼이나 손에 성적인 접촉을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일방적인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하여 물리적으로 신체 접촉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성폭력’은 강제로 성행위를 한다든가, 성을 매개로 때린다든가 하는 식으로 성적인 행위로 남에게 육체적 손상 및 정신적ㆍ심리적 압박을 주는 물리적 강제력을 동반하는 행위로 가장 강도가 높은 행위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언론 기사에 의하면, 박 전 시장이 손을 잡는다든가 근무가 끝난 시간에 여비서에게 정보통신을 이용해 사진이나 글을 보냈다고 하고, 이러한 것들에 대해 여비서가 고소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박 전 시장이 국가인권위에서 판결한 것처럼 ‘성희롱’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떠한 증거도 없이 직속 상사인 시장을 고소하는 것을 쉽지 않았을 것이고, 특히, 권력이 크지 않은 국가인권위가 증거도 없이 ‘성희롱’ 판결을 내렸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인 처지에서 남편이 ‘성희롱’을 했다고 믿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잊혀 가던 일을 끄집어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의문은 ‘박원순 전 시장은 왜 죽었을까’라는 의문이다. 박원순 전 시장의 갑작스러운 극단적 선택에 많은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왜 죽었을까 의아하게 생각했다. 박 전 시장은 성희롱으로 고소를 당한 지 하루 만에 자살을 선택했고, 죽기 전에 “이 파고는 넘기 힘들 것 같다”라는 문자메시지와 자필 유서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라는 것이 언론에 발표되었다. 사람이 자살을 택하는 중요한 요인 중 2가지는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실연했을 때, ▸자신이 추진하던 사업이 실패하거나 목표나 희망이 좌절되었을 때라는 말이 있듯이, 박 전 시장은 자신을 좋아했다고 믿었던 여비서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그가 목표로 했던 대통령의 꿈이 좌절되었기 때문에 자살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자살 1, 2주일 전만 하더라도 박 전 시장은 대선의 목표를 향해 서울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지도자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이다. 박원순 전 시장 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노회찬 전 국회의원 등이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죽음을 택했다. 박 전 시장이 유서에 ‘나는 성희롱을 하지 않았다’라든가, 피해를 본 여비서에게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느꼈다니 미안하다.’라든가 죽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했으면 이렇게 분란이 일지 않았을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한 장관이 부정부패 관련으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장관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던 이광요 수상을 만나 자신의 억울함을 말하려고 했지만, 수상은 재판과정에는 만나지 않겠다고 했고 이에 좌절감을 느낀 장관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관의 가족들과 장관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장관이 청렴한 사람이었는데, 수상이 매정하게 해서 자살을 했다.’라면서 수상의 행동을 비난했다고 한다. 이에 이광요 수상은 ‘재판 중에 자살하면 본인이 그 사건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보는 법’을 만들었는데, 이 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자살을 법으로 막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조선 시대 일제 왜구의 침입을 막은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적의 유탄에 맞아 죽으면서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라고 하셨는데, 장군의 죽음이 전쟁에 가져올 여파를 예측하면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일을 하는 고위공직자나 지도자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정한 일에 연루되었다면, 지도자는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죽어서는 안 되며, 죽음이 불가피하다면 본인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히 해명하고 선택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의 죽음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살아서든 죽어서든 지도자가 할 일은 아니다. 양건모(이화여대 약학대학졸업/서울대 보건학 석사/이화여대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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