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모의 이슈진단] 9월 말 2차 방류 앞둔 후쿠시마 오염수에서 방사성 핵종 검출- 미국은 위험성이 거의 없는 원전 냉각수조차 허드슨강 방류를 법적으로 막아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를 9월 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방류는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이루어졌고 그후 한달 만에 2차 방류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2차 방류를 앞두고 지난 6월 26일 채취한 오염수의 시료 분석결과를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채취용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오염수 보관 탱크에서 채취한 것인데, 분석 결과 방사성 핵종인 탄소-14, 세슘-137, 코발트-60, 아이오딘-129 등 4종의 방사능 핵종이 미량 검출됐다. 일본은 이 수치들이 검출한계치 이상 수준이나 모두 고시 농도 한도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며, 이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서 바다에 방류할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전했다.
채취된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가 정상가동이 되고 필터 등이 문제가 없는 곳에서 채취한 것일 텐데도, 방사성 핵종이 검출되었다면, 앞으로 30년 이상 방류할 후쿠시마 오염수에 감시의 눈들이 줄어들면 오염수 상태는 정상적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 미국, 뉴욕 방사능 냉각수의 허드슨강 방류는 법적으로 봉쇄
미국은 자국의 원전수 냉각수 방류를 법적으로 막았다. 미국 뉴욕주 뷰캐넌에는 동남부로 흐르는 허드슨강 하부에 총 3기의 원전으로 이뤄져 있는 인디언포인트(Indian Point)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이 원자력발전소는 지난 60년간 뉴욕주 전력의 25%를 담당해 왔으나, 2000년 이후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로 자주 말썽을 일으켜 ‘허드슨강의 체르노빌’로도 불려져 왔고, 2001년 9·11 테러와 원전 사고들이 잇따르자, 지역 안에서도 폐쇄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결국 주 정부는 2017년 최종 폐쇄를 결정했고, 지난 2021년부터 폐쇄 작업이 시작됐다.
해당 원전을 직접 인수해 해체 작업을 맡은 기업 홀텍은 이 과정에서 폐연료봉을 식히는 데 130만 갤런(gal)의 강물을 사용했고, 이 냉각수를 허드슨강에 그대로 방류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뉴욕의 환경단체들이 냉각수 방류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고, 결국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직접 법안 발의에 나서게 됐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이 처음 발의한 이 법안은 뉴욕주 상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여기에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냉각수 방류 반대’에 한마음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결국 캐시 호컬(Kathy Hochul) 미 뉴욕주 주지사는 지난달 18일 허드슨강에 방사성액체폐기물 방류를 금지하는 ‘세이브더허드슨’ 법안에 서명했다. 저렴한 방법으로 냉각수를 버리려던 홀텍의 계획은 이번 뉴욕주의 방사성액체폐기물 방류 금지 법안으로 무산됐다.
미국 허드슨강에 방류하려던 냉각수는 약 490만 리터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1%도 안되는 적은 양인데다가, 미국의 오염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는 다르게 원전의 핵연료와 직접 닿은 것이 아닌 말그대로 냉각수로 그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실제로 냉각수는 과학적으로 위험성이 높지 않아 우리나라를 비롯한 원전을 운영하는 대부분 국가가 바다나 강으로 방류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시 허드슨강에 방류하려던 냉각수 저지 성공에 대해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해크햄 상원의원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환경 승리 중 하나”라고 법안 통과를 반겼고, 공화당인 마크 몰리나 하원의원은 “미국의 천연 보물을 보존하기 위한 상식적인 조치”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아울러, 냉각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의 위험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더 나은 대안을 찾을 때까지 방류를 유보하고,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3년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절반이 저절로 헬륨으로 붕괴하기 때문에 향후 시간을 가지고 대책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방사성 핵종이 포함되어 있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비해 위험성이 매우 적은 미국의 원전 냉각수는 미국 허드슨 강에 방류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류는 찬성하는 미국은 명확하게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출신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서만 냉각수 방류를 반대하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찬성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국가의 수장으로서 전 인류에 대한 공동체 의식과 리더십을 보여야 할 미국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한편, 20세기 초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나라가 일본에 대해 깊은 앙금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70년 동안 일본의 신뢰할만한 행태는 일본에 대한 평판을 변화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의 농산물뿐만 아니라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조짐도 있듯이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그동안 쌓은 신뢰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단시간을 놓고보면 저렴하게 비용이 들 것 같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1~2조를 투여해서 후쿠시마 인근에 인공호수 등을 만들어 오염수를 저장하거나 오염수를 고체화하여 보관하는 것이 일본에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본 혼자 하기 힘들면 가능한 나라에서 천억 이천억 정도의 비용을 책임져 줄 수도 있는 문제이다.
완벽한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에서 정화했기 때문에 먹어도 된다고 주장하면서, 일본 내 식용수는 고사하고 공업용수로도 사용하지 않는 일본을 누가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하물며 삼중 수소 이외에 방사성 핵종까지 검출되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인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바다에 30년 이상 방류하겠다는 일본이 제정신인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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