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개신교 목회자 1000여명 시국선언 "하나님, 검찰독재정권 끝장날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

검찰권력이 사회를 지배 정치가 실종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국가위신 추락해
합법적 절차로 당선되었지만 승자의 도취상태에서 패악질..통치의 정당성 지녀야
尹, 운명이 다했음을 깨닭아 퇴진을 결정해야

열린시민뉴스 | 입력 : 2023/05/05 [08:00]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4일 천주교, 불교에 이어 개신교 목회자 1,000여 명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진퇴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 앞서 광주서정교회 장헌권 목사는 "하나님이 검찰독재정권이 끝장낼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고 기도하였다.

 

검찰권력이 사회를 지배 정치가 실종

이들은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어찌 두렵지 않으랴’는 제목의 시국 선언문을 통해 지난 1년간의 행적을 엄중히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1년, 민생은 파탄 나고, 평화는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 일로에 있다”며 “국민적 통합을 위한 정치는커녕, 아예 정치가 실종됐다”고 일갈했다. 이어 “검찰 권력이 온 사회를 속속들이 지배하고 일체의 정치 행위가 사법적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며 “야당과의 협치는 말할 것도 없고 자당 소속 정치인들에게까지도 편 가르기 패악을 일삼고 있으니, 대통령의 머릿속에 국민통합의 개념이 존재하기나 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공공성을 위한 책무 ▲사회적 양극화 ▲에너지와 환경 정책 ▲한반도 평화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우리는 권력에 눈먼 무능한 지도자가 한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리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尹, 운명이 다했음을 깨닭아야

이들은 “나라 꼴이 이토록 망가지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며 “잘못을 바로잡을 때 또다시 기회는 주어진다. 그러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빗발치는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간다면 그것은 스스로 기회를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년간의 행적을 엄중히 돌아보고 향후 진퇴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며 “온 국민이 겪게 될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도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한다면, 지금, 이 순간 스스로의 운명이 다 했음을 깨달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정진우 목사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지난 1년간의 수고에 덕담도 하고 축하도 하며, 남은 임기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이라며 “목회자들이 무슨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심하다. 지난 1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한국 현대사가 그 수많은 희생을 통해 이루어 낸 소중하고 역사적 가치들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묵도해야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 목사는 “사람 사는 세상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최소한의 염치, 최소한의 예의와 상식조차 무시한 채, 사상만이 난무하는 몰상식의 정점에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서 있다”며 “역사가 이렇게 퇴행하는 것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 목회자들이 이 자리에 나왔다. 더 이상 나라가 망가지고 국민의 삶이 문제 되는 일을 그저 바라만 볼 수 없었다”고 이번 시국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 광주 서정교회 장헌권 목사가 시국선언에 앞서 검찰독재정권을 끝장내 달라고 기도했다.    

 

기독교장로회 총무를 역임했던 김상근 목사 역시 “윤석열 정부 1년을 거치며 기독교 목회자 시국 선언을 하게 됐다”며 “시국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는다. 대통령직 수행할 만하냐?”며 “지난 1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회적 약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이어지고 있고, 사회는 우울하다. 국민은 갈라졌다. 노동자는 부패집단으로 몰며, 가진 자에게는 온갖 특혜가 주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애쓰던 대한민국이 핵전쟁 위기로 밀려 내려앉았다”며 “대통령은 자유와 전쟁을 구별하지 못한다. 자유는 전쟁을 배척하고, 전쟁은 자유를 배척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는 자유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님, 1년이 지났다. 감당할 수 있느냐? 더 해도 되느냐?”라며 “더 늦기 전에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하는 길을 찾으라”고 대통령직의 사퇴를 완곡하게 표현했다.

▲ “▲ 개신교목사 1000여명이 몰상식의 정점인 윤석열에 나라 망가지는 꼴을 못 보겠다며 시국선언 나섰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윤석열 정부 1년에 부치는 기독교 목회자 시국 선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어찌 두렵지 않으랴? (마 3:10)

두렵다. 온 나라에 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하나님의 심판이 두렵다. 윤석열 정부 1년. 민생은 파탄 나고 평화는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 일로에 있다. 엉망진창, 지금 나라 꼴을 무슨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애초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촛불 민의가 좌절되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였다. 물론 그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마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1년간 펼쳐진 일들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 극에 달해
1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우리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극에 달했고,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국민적 통합을 위한 정치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했다. 하지만 국민적 통합을 위한 정치는커녕 아예 정치가 실종되었다. 검찰 권력이 온 사회를 속속들 이 지배하고 일체의 정치 행위가 사법적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 야당과의 협치는 말할 것도 없고 자당 소속 정치인들에게까지도 편 가르기 패악을 일삼고 있으니, 대통령의 머릿속에 국민통합의 개념이 존재하기나 한 것인가?

공공성을 구현해야 할 국가의 책무는 뒷전으로 밀렸다. 9년 전 4.16 세월호 참사를 겪고 그 진상규명과 책임소재도 가려내지 못한 터에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를 다시 겪어야 했다.

그 자리에 국가는 없었다. 아니 국가는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부르며. '근조' 없는 리본으로 억울한 이들을 조롱했다. 천벌을 받을 일이다.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민생이 파탄 나고 있다. 성별 갈라치기는 여전하고,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산재, 불안정 고용과 임금 격차 등 산적한 노동 현실은 외면당하고 오히려 노동 개혁 미명 아래 노동자들이 압박당하고 있다. 농업 정책은 고사 작전 외에는 대책이 없으며, 사회적 서비스는 시장에 맡겨지고, 교육은 경쟁을 더욱 가속화 해 사유화, 상업화가 심화하고 있다. 부자 감세와 긴축재정의 엇박자로 양극화 해소 방안이 묘연한 가운데 연금 개혁은 또 어찌 될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에너지와 환경 정책도 뒷걸음질이다. 탈원전 정책은 범죄시 되고 있으며, 세계적 추세인 탄소중립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인류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세계 공통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그에 대한 긴박한 위기의식이 없다. 장기적인 경제 전망도 없이 그저 단기적인 경제 득실만 따지며 허둥대고 있는 꼴이다.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국가위신 추락해

한반도에는 전운마저 감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선제공격 운운하더니 급기야 강 대강의 벼랑 끝 전술에 집착하면서 남북 관계를 파탄 내고 있다. 더욱이 말끝마다 진영 간의 대결을 자극하는 언사로 한반도 주변 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 상하지 않을 만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방에 치우친 외교는 국가의 위신을 추락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군사적 안보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민족의 역린을 건드린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문제에 대한 해법, 국가안보실 도청 사건에 대한 대처 등은 주권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미국과 일본에 치우친 사대적이며 굴욕적인 외교 가운데 빚어진 참사이다. 신냉전의 격랑 가운데서 그 일방적 외교는 오히려 경제적. 군사적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

 

윤석열 정부 1년 국민의 인내가 한계 넘어
윤석열 정부 1년, 우리는 권력에 눈먼 무능한 지도자가 한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리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는 언사가 넘쳐나고 걸핏하면 거짓말과 변명으로 둘러대는 것만이 익숙한 풍경이 되었으니. 국민통합의 전망은 요원해 보인다. 대통령의 거친 언사로 전쟁의 불안까지 겹쳐 이 땅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아득하기만 하다.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평등의 보편적 대의를 따르지 아니하고 정파적 이해에 몰입한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이 나라의 불안한 미래이다. 임기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현저히 낮은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적 요구를 받드는 정부가 아니라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를 관 철하는 집행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 폐해는 고스란히 온 국민의 몫이 되었다. 오죽하면 취임 1년 만에 각계각층에서 퇴진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 되었겠는가?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합법적 절차로 당선되었지만 승자의 도취상태에서 패악질..통치의 정당성 지녀야
나라 꼴이 이토록 망가지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합법적 절차로 대통령이 되었는데 무엇 이 문제냐고 여기지 말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부는 절차상의 정당성을 지녀야 할 뿐 아니라 마땅히 통치상의 정당성을 지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슬아슬한 표 차로 선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승자의 도취상태에 빠져 패악을 저지르고 있다. 역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가장 극악한 권력의 하나였던 히틀러 정권마저도 합법적 절차를 통해 탄생하였다. 윤석열 정부가 정녕 그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인가? 잘못하면 바로잡을 수 있고, 스스로 그 잘못을 바로잡을 때 또다시 기회는 주어진다. 그러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빗발치는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간다면 그것은 스스로 기회를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尹, 운명이 다했음을 깨닭아 퇴진을 결정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년간의 행적을 엄중히 돌아보고 향후 진퇴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

온 국민이 겪게 될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도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한다면, 지금, 이 순간 스스로의 운명이 다했음을 깨달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 (마 3:10).

2023년 5월 4일

윤석열 정부 1년을 앞두고 한국 기독교 목회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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